탄수화물을 주식으로 삼아도 안전할까?
앞서 탄수화물을 이야기하면서 단당류와 이당류, 특히 과당 및 설탕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였다. 하지만 우리가 섭취하는 탄수화물 중에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은 다당류가 차지한다. 우리가 먹는 쌀을 생각해 보자. 물론 도정정도와 품종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밥을 짓기 전 쌀 100g 중 탄수화물이 차지하는 비중은 80g에 달한다. 단백질은 5~7g 정도이고 나머지는 지방, 비타민, 미네랄 등이다. 그리고 그 탄수화물의 대부분은 녹말 같은 다당류다. 따라서 밥을 먹는다고 해서 바로 단맛이 느껴지지 않는다. 우리가 밥을 잘 씹어 먹으면 침 속에 있는 아밀라아제게가 다당류를 포도당으로 2개씩 끊어 맥아당으로 만들어 단맛을 느낄 수 있을 뿐이다. 아무튼 한국인처럼 밥을 주식으로 하면 단수당을 과다 섭취할 위험성은 적지만 필요한 열량의 대부분을 탄수화물로 섭취하게 된다. 이것은 건강에 괜찮을까?
다행히 전체 열량의 절반 이상을 다당류로 섭취해도 큰 문제는 되지 않는다. 물론 다른 필수 영양분을 충분히 섭취한다는 전제하에서 그렇다는 것이다. 우리는 경험적으로 인간이 곡물에 의존해서 살아가도 문제는 없고 오래 살 수 있다는것을 알 수 있다. 농경 문명의 탄생과 번영은 우연이 아닌 세이다. 동시에 우리는 주변에서 채식 위주의 식단으로 장수하는 사례를 종종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장수국가 일본 역시 쌀을 주식으로 한다. 하지만 모든 것이 그러하듯 탄수화물 섭취에도 적정선이 있다.
2003년 합동 가이드라인에서 WHO오 유엔산하 세계농업기구 FAO는 전체 열량 섭취에서 탄수화물의 비중을 55~75% 정도로 하는 것이 적당하는 권고안을 제시했다. 물론 이는 좀 넓은 범위다. 탄수화물을 너무 많이 섭취한다면 필수 지방산과 필수 아미노산의 섭취가 적다는 의미와 다를 바 없다. 다양한 비타민 및 무기 영양서의 섭취도 줄어든다. 이는 물론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이 가이드라인이 나오고 나서 몇몇 연구에서는 탄수화물로 섭취하는 에너지 비율이 70%가 넘으면 일부 질병 발생률이 증가 할 수 있다는 보고가 나왔다. 따라서 2015년에 나온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에 서는 이보다 더 범위를 좁힌 55~65%를 기준으로 잡았다. 아무튼 이 정도 섭취량은 사실 탄수화물을 주식으로 섭취해도 무방하다는 이야기와 같다. 좀 더 쉽게 풀어쓰면 밥을 주식으로 편식하지 않고 여러 음식을 골고루 먹는다면 문제 될 게 없다는 이야기다.
참고로 누군가가 열량의 전체 80~90%를 탄수화물로 섭취한다면 이건 지독하게 편식을 한다는 이야기다. 다른 음식은 일절 손에 대지 않고 거의 밥만 먹어야 나올수 있는 수치이기 때문이다. 이런 식생활을 하면 솔직히 먹기도 괴로울 뿐 아니라 건강에 해롭다는 것은 굳이 설명하지 않다도 알 수 있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비만이나 당뇨가 올까봐 탄수화물을 극도로 기피할 이유는 없고 주식으로 삼아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심지어 당뇨환자도 그렇다. 이미 당뇨환자라면 물론 식생활에 조심할 필요가 있지만 어떤 의사도 당뇨환자에게 밥을 먹으면 안 된다고 설명하지 않는다. 실제로 병원에서 의사가 처방하고 자격을 갖춘 영양사가 관리하는 식단도 밥이 주식이다
밥을 주식으로 생선, 견과류, 육류, 야채, 채소, 과일을 충분히 먹는 식단은 건강한 식단이다, 당류를 줄이라는 이야기는 탄수화물을 아니라 당류, 특히 첨가당을 줄이라는 이야기이므로 혼동하지 않아야 한다. 탄수화물, 당류, 첨가당, 설탕등의 용어는 조금씩 의미가 다르지만 서로 혼용되어 혼란을 부추기는 원인이 되고 있다.
<2015년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
탄수화물 55~65%
단백질 7~20%
지방 15~30%
총당류 섭취량은 총 에너지 섭취량의 10~20%로 제한하고 특히 식품의 조리 및 가공 시 첨가되는 첨가당은 총 에너지 섭취량의 10% 이내로 섭취하도록 제한하고 있다
출처 : 보건복지부/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 2015
<탄수화물을 많이 먹으면 위험하다?>
우리나라 2008년 ~ 2012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우리나라 19 ~ 65세 성인의 탄수화물 섭취량은 남자가 하루에 348 ~ 367g, 여자가 261 ~ 301g으로 조사되었다. 이를 열량으로 환산하면 60~69%, 62~72% 수준으로 상한선에 가깝다. 그러나 젋은 층에서 상대적으로 식이가 서구적으로 바뀌면서 탄수화물 섭취가 다소 감소하는 추세이다.
흥미로운 사실은 저지방 고탄수화물 식이를 하면 이상지혈증의 위험도가 커지는 것이다. 지방을 적절하게 섭취할 경우 적절하게 대사가 되면서 혈중 콜레스테롤 및 중성지방 농도는 일정하게 유지된다. 하지만 지나친 고탄수화물 식이를 하는 경우 남는 탄수화물이 중성지방으로 전환되면서 오히려 피 속의 농도가 높아진다. 따라서 저지방 고탄수화물 식이는 심지어 고지혈증 환자에게도 유리하지 않다. 실제로 국민건강 영양조사에서 탄수화물과 만성 질환 연관도를 보면 75% 이상에서 수축기혈압이 유의하게 높았으며 72%일 때 대사 증후군의 위험도가 높았다. 이런 근거로 탄수화물의 적장 섭취비율은 55~65%로 보고 있다. 단 하루 섭치량으로 제한할 근거는 부족해서 섭취량 제한은 하지 않고 있다.
사실 탄수화물 섭취를 70%이하로 줄이는 것은 어렵지 않다. 오히려 80~90% 탄수화물 식이를 하기 위해서는 정말 흰쌀밥에 김치만 먹는 수준의 노력이 필요하다. 잡곡밥과 적절한 반찬과 요리를 먹는다면 대게 70% 이하는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 현재 국가에서 중요하게 진행되는것은 당류 저감계획이다.
지금도 미디어와 인터넷을 통해 탄수화물 및 지방에 대한 혼란스러운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으나 주요 가이드라인은 매우 명료하게 해법을 설명하고 있다. 쉽게 말해 밥을 주식으로 편식하지 않고 여러 음식을 섭취하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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