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감미료는 안전할까?
기존의 액상과당이나 설탕에 견줄 만한 단맛을 지니면서도 고열량을 가지지 않은 당류를 찾던 식음료 업계에 구세주가 등장했으니 바로 인공감미료다. 대표적인 인공 감미료는 사카린, 아스파탐, 소르비톨, 수크랄로스 그리고 여기서 이름을 다 열거하기 힘들 만큼 많은 수의 인공 감미료가 첨가당 대신 여러 식품에 들어가고 있다. 솔직히 말하면 단맛에 중독된 나 역시 인공감미료가 들어간 음료를 마시곤 했다. 단 음료에는 첨가당이든 인공감미료든 안 들어간 음료를 찾는 게 더 힘들긴 하다.
현재 시중에 나와있는 주요 인공 감미료는 인체에 특별한 해가 없는 것들이다. 하지만 인공감미료의 다양한 종류를 감안할때 최소한 그중 몇 개에서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 이런 이유로 인공 감미료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연구가 계속 진행 중이지만 일부 인터넷 괴담에서 나오는 것처럼 유해성 높은 물질이 시판되고 있지는 않지만 막연히 불안해할 필요는 없다. 물론 반대로 꼭 섭취할 이유도 없으니 선택은 개인의 자유이다.
* 사카린 이야기
사카린 하면 일본에서 들여온 인공 감미료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로는 1879년 존스 홉킨스 대학의 콘스탄틴 팔베르크가 우연히 발견한 인공감미료로 역시 손에 묻은 단맛이 나는 물질에서 비롯된 것이다. 사카린은 제 1차 세계대전 당시 설탕 공급이 부족해지면서 크게 대중화되었다.
과거 사카린이 실험동물에서 방광암과의 연관성이 드러나 일부 국가에서 금지되었으나 현재는 인체에서 이와 같은 부작용을 일으키지 않는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미국 FDA를 비롯한 여러 나라의 보건 당국이 이를 위험할 물질이세 제외시켰다. 하지만 과거 악명을 떨친 탓에 요즘은 많이 쓰이지 않는 편이다. 이미 사카린 대시 사용할 수많은 인공 감미료가 나와 있어 식음료 회사들이 굳이 사카린을 고집할 이유가 없다.
아스파탐
사카린보다는 인공 감미료 가운데 청량음료에 주로 들어가는 국내에서 가장 소비가 많은 인공 감미료로 알려진 게 아스파탐이다. 아스파탐은 1965년 미국에서 궤양치료제 목적으로 처음 개발되었다. 이를 합성한 화학자인 제임스 슐라터는 아스파탐에 오염된 손으로 손가락을 입에 댔다가 이 물질이 단맛이 나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야말로 예기치 않은 발명이었던 셈이다. 하지만 이 물질이 FDA승인이 받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려 1981년에야 승인을 받게 되었다. 유럽에서 전체적으로 승인을 받게 된 것은 1994년이다.
아스파탐은 사실 당류와 비슷한 열량을 낸다. 다만 단맛이 설탕에 200배라 사실상 제로칼로리 음료를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아스파탐에도 단점은 있다. 열에 약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단점은 탄산음료를 만드는 제조사에는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콜라를 데워 마시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더구나 아스파탐은 다른 인공감미료와 다르게 쓴맛이 없고 깨끗한 뒷맛을 남기며 탄산음료 본연의 맛을 더 좋게 만드는 특징이 있어 가당음요에 설탕과 액상과당의 대체품으로 선호되고 있다.
사실 아스파탐은 사카린만큼 많은 누명을 쓴 물질이기도 하다. 여러 차례 이 물질이 다양한 질병의 원인이 된다는 괴담이 나왔던 것이다. 하지만 여러 실험 및 역학 연구에서는 이와 같은 가능성이 부정되었다. 2013년 유럽 연합은 이 물질의 안전성을 다시 검증했는데 결과적으로는 현재 섭취량에서는 안전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한 가지 예외적인 상황이 있다. 아스파탐에 대해 IUPAC(국제 순수 및 응용화학연맹)는 아스파탐 내 물질이 분해되면 페닐알라닌이 형성된다. 그런데 체내에 이 물질을 처리하는 능력이 결여된 페닐케톤뇨증 환장에게는 이것이 치명적이다. 따라서 페닐케톤뇨증 환자는 아스파탐을 섭취하면 안 된다.
* 2023년 WHO 아스파탐 발암물질 지정
세계보건기구(WHO)가 설탕 대체 인공감미료 아스파탐을 발암 가능 물질(2B군)로 분류했다. 그러나 국내 식약처에는 현재 섭취기준량 이내에서는 안전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아스파탐의 일일허용섭취량을 체중 1㎏당 40㎎으로 설정했다. 체중 60㎏ 성인이라면 하루 2400㎎까지 섭취할 수 있다. 이는 아스파탐이 들어간 다이어트 탄산음료(한 캔에 250mL)는 55캔, 막걸리(한 병에 750mL)는 33병을 마시는 양이다.
다이어트 콜라 마셔도 살찐다?
인공 감미료는 대체로 안전하다고 할 수 있다. 과도한 열량 섭취가 문제라면 인공 감미료는 첨가당의 훌륭한 대안처럼 보인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대부분의 연구결과는 인공감미료가 더 건강하다는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
이전에 발표된 여러 역학 논문들은 인공 감미료가 든 음료와 식품을 섭취해도 비만과 연관성이 있다고 보고했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탄산음료를 자주 마시는 습관자체가 열량이 매우 높은 패스트푸드 섭취와 상관이 있는 것이 중요한 이유 가운데 하나일 것이다. 예를 들면 패스트푸드 식당에서 다이어트콜라와 피자, 다이어트 콜라와 햄버거, 다이어트 콜라와 치킨을 주문하는 경우를 생각해 보자. 과연 이런 식사를 먹으면 살이 빠질까? 누구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물론 반대의 가능성도 있다. 다이어트 콜라를 주로 마시는 사람이 과연 누구일까? 아마도 체중이 많이 나가는 사람이 가장 선호할 것이다.
그런데 몇몇 연구들은 이것이 전부가 아니라고 설명하고 있다. 아스파탐을 비롯한 인공감미료가 물이나 가당 음료보다 식욕을 촉진한다는 연구들이 있다. 쉽게 말해 다이어트 콜라와 피자를 먹었더니 피자를 더 많이 먹게 된다는 것이다. 인간의 뇌는 단맛을 인지하지만 실제로 포도당이나 과당이 흡수되지 않기 때문에 결국 우리 몸은 이를 공복상태로 인지하고 공복감과 식욕을 자극한다. 결국 전체 열량 섭취는 줄지 않는다. 또한 평소에 달게 먹는 경우 단 음식에 대한 기대치가 커지면서 기회만 되면 단 음식을 먹으려고 하는 성향이 생긴다.
흥미롭게도 몇몇 실험에서는 이런 식단을 피하고 탄산음료에 대한 참을 수 없는 갈증만 다이어트 음료로 대체한 경우가 있다. 당연히 이런 경우라면 살이 빠질 것이다. 열량 섭취가 감소하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다이어트 음료 자체는 기피할 만큼 위험하지는 않다. 그러나 건강한 식생활 습관과는 거리가 있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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